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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 2020 미니 JCW 컨트리맨

2020.03.24 이정현 기자

얼마 전 2020년형 미니 JCW 컨트리맨이 출시됐다. 미니의 소형 SUV 컨트리맨. 그중에서도 고성능 배지를 단 존 쿠퍼 웍스 버전이다. 신형의 셀링 포인트는 306마력짜리 엔진이다. JCW 컨트리맨은 새 심장을 얹고 가장 빠른 미니로 거듭났다.

겉보기에는 달라진 게 없는 듯하다. JCW 전용의 레벨 그린 컬러, 칠리 레드로 포인트를 준 루프, 양쪽으로 뻗은 배기 파이프까지. 기존의 JCW 컨트리맨과 99% 동일하다. 대신 신형은 새로운 바퀴를 신었다. 멀티 스포크 타입의 19인치 ‘서킷 스포트 휠’이다. 사이드 미러도 달라졌다. 전보다 각을 세운 모습이다. 물론 미니를 관심 있게 보는 이가 아니라면 이마저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 거다.

인테리어는 디테일 면에서 소소한 변화를 맞이했다. 일단 JCW 전용 시트의 테두리는 기존 빨간색에서 회색으로 달라졌다. 곳곳의 레드 포인트도 눈에 띈다. 크래시 패드는 피아노 블랙으로 바뀌어 한층 깔끔한 이미지다. 대신 그 자리에 있던 엠비언트 라이트는 빠졌다.

전자식 변속 레버 역시 돋보인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것이 보기도 좋고 그립감도 좋다. 안전도 챙겼다. 전자화 된 기어 레버는 문이 열린 상태에서 차가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P단을 설정한다. ‘띵~ 띵~’하며 경고음만 내보냈던 구형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이 밖에 휴대폰 무선 충전 장치, 파킹 어시스턴트, 버튼으로 잠금 해제할 수 있는 콤포트 엑세스, 애플 카플레이도 추가됐다. 특히 애플 카플레이는 무선 연결도 지원한다. 덕분에 이제 번거롭게 휴대폰 케이블 찾을 필요 없다.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신형 JCW 컨트리맨은 연식 변경 모델로서는 드물게 엔진을 통째 갈아치웠다. 코드네임 B48의 새 엔진은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네 바퀴로 전달한다. 기존과 비교하면 각각 75마력, 10.2kg·m 높아졌다. 변속기는 기존과 동일한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를 채택했다.

엔진 버튼을 눌렀다. 칼칼한 소리가 울리며 크랭크가 돌기 시작했다. 231마력짜리 JCW에 비하면 조금은 건조한 음색이다. 다만 배기 파이프에 트럼펫을 매단 것처럼 웅장한 소리를 내며 엔진을 가다듬기 시작한다.

출발은 의외로(!) 매끄럽다. 306마력짜리 엔진을 얹고도 가속할 때 예민하게 굴지 않는다. 엔진 진동이나 외부 소음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운전대의 무게감이 인상적이다. 지금껏 경험한 미니 쿠퍼는 억지스러울 정도로 운전대가 무거웠다. 한 번이라도 미니 쿠퍼를 운전해 봤다면 단번에 공감할 거다. 그런데 JCW 컨트리맨은 스티어링 휠이 꽤 가볍게 돌아간다. 일상에서 부담 없는 세팅이다.

하체는 전형적인 미니다. 한마디로 뻑뻑하다. 시트 방석이 유난히 딱딱한 탓에 자잘한 충격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속도가 오를수록 서서히 유연해지는 듯한 감각이다. 노면 상태가 좋은 간선도로라면 승차감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물론 운전석에 한한 이야기다. 뒷자리에서의 승차감은 상당히 거칠게 느껴진다. 시승팀 중 한 명은 ‘태워주고도 욕 먹기 좋은 차’라며 볼멘소리를 냈다.

본격적으로 달라진 JCW 컨트리맨을 느껴볼 차례. 주행 모드와 변속기 모두 ‘스포츠’에 맞췄다. 이때에는 달릴 준비가 됐다는 걸 소리로써 알린다. 엔진 회전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쓰고 배기는 플랩 연 채 소리를 더 크게 내뱉는다. 액셀러레이터는 한껏 민감하게 군다. 운전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묵직한 느낌을 내기 시작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1초. 231마력짜리 JCW 컨트리맨의 ‘제로백’을 1.4초 앞당겼다. 제원 상 수치만 빨라진 게 아니다. 순식간에 차오르는 엔진 회전수, 활시위를 당겼다가 놓는 듯한 변속 충격, 칼칼한 배기 사운드까지. 그동안 미니에서 겪지 못 했던 새로운 감성이다.

가속에만 집중한 것도 아니다. 최고속도 역시 250km/h로 소폭 올랐다. 신형은 힘을 더욱 고르게 분배한다. 고속도로 제한 속도를 한참 지나도 힘 부칠 일 없다. 신기하다. 기존의 JCW는 “조금만 더”를 외치게 하던 녀석인데 이제는 “무섭다”는 말이 새어 나올 만큼 빨라졌다.

코너를 파고드는 감각 역시 인상적이다. 전륜 기반의 사륜구동 시스템(ALL4)과 DSC가 화합하며 언더스티어를 짓누른다. 타이트하게 조여낸 하체는 롤링을 다스린다. 미니 중에서 가장 크고, 가장 무거운 컨트리맨일지라도 몸동작이 과하지 않다. 속도만 잘 다스린다면 누구든 코너 안쪽을 쉽게 공략할 수 있을 것이다. 고속에서의 안정성은 수준급이다. 팽팽한 긴장감을 주면서도 절대 자세를 무너트리지 않는다. BMW에 대입하면 ‘M’ 시리즈 맛이다. 짜릿하다.

시승을 마치며
빠르게 달리는 차는 널리고 널렸다. 4기통 2,000cc 엔진을 품고 400마력을 웃도는 녀석도 있다. 그래서 시승 전에는 감흥이랄 게 없었다. ‘빠른 미니’가 반갑긴 했지만 별다른 기대감도 없었다. 게다가 컨트리맨은 미니 가운데 가장 크다. 당연히 달리기와는 거리가 멀 것으로 생각했다.

“생각보다 괜찮다”. 필자의 결론이다. 미니의 2020년형 JCW 컨트리맨은 실용성과 운동성을 양립했다. 일상에서의 활용성과 굽잇길에서의 민첩함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영역의 SUV로 거듭났다. 문제는 가격이다. 비슷한 가격대 라이벌이 너무나도 많다. 그럼에도 ‘일상을 함께할 만한 재미있는 SUV’라는 관점에서 2020년형 JCW 컨트리맨은 퍽 괜찮은 선택지다.

이정현 기자

urugonza@encarmagaz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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