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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 매료되는 나날, 미니 클럽맨 JCW 페이스리프트 시승기

2023.09.26 유현태

미니 클럽맨 JCW LCI를 시승했다. 미니는 고급 소형차 시장의 대명사와 같다. 심지어 대한민국 내수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들도 포기한 소형 '해치백' 장르를 공략한다. 근 몇 년간 소비 양극화의 시대가 도래한 이후, 이렇다 할 '소형차'의 내수시장 성공 사례는 없었던 것 같다. 원래도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없던 해치백은 '크로스오버' 문화가 자리 잡은 이후 완전히 파이를 잠식 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소형 해치백의 자리를 빼앗아간 소형 SUV마저도 몸집 키우기에 경쟁이 붙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본다. 미니 해치백의 가격대로 따져보면 훨씬 편안하고 넓은 국산 승용차를 소유할 수 있다. 옵션이 풍부한 준중형 세단, 혹은 컴팩트 SUV나 중형 세단까지도 넘볼 수 있는 것이다. 전술하자면 미니라는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편안하다' 느끼는 승차감과 정 반대의 세팅을 지향한다. 노면 충격의 일부만을 걸러내고, 핸들링마저도 무겁고 체력 소모가 크다. 물론 요즘 출시되는 '미니'는 어느 정도 대중성과 타협을 본 승차감이라 표현한다. 하나, 미니의 귀여운 외모만을 떠올렸다면 다소 불친절한 성격에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이번에는 감성적으로 바라본다. 세상에 미니를 대체할 해치백은 없다. 하물며, 미니의 충성 고객들은 친절해진 미니의 성격에 불만을 품기도 했다. 특히 이번 시승의 주인공인 '클럽맨'은 BMW와 공용하는 준중형 플랫폼 UKL2로 개발된 바 있다. 작은 크기로 무시당하지 않을 '미니'가 탄생했지만, 팬덤은 몸집을 키우는 미니의 모습에 거부감을 느꼈다.'불편함을 추구한다'라는 명제가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관계가 쉽사리 성립되지 않는 '감성'이다. 확실한 점은 수많은 대중들을 매료시킨 무엇인가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시승은 미니의 매력에 매료되는 시간이 되었다. 물론 클럽맨은 브랜드 고유의 성격이 희석된 차량이라 설명했다. 기원부터가 오리지널 미니와 다른 고급형 소형차를 지향했고, 그나마 실용성이 뛰어난 '왜건' 모델만이 연명했다 한다. 현세대 클럽맨은 BMW가 미니를 인수하여 니치 프리미엄 브랜드로 탈바꿈 시킨 후 다시금 출시될 수 있었다. 크기가 아쉬웠던 미니 해치백의 휠베이스를 연장시키고, 클래식 모델의 스플릿 게이트를 오마주한다. 최신 모델은 미니 해치백과 UKL2 플랫폼의 사양부터 다르다고 앞서 설명했다.
클럽맨 후기

대신 미니를 상징하는 또 다른 브랜드 '존 쿠퍼 웍스'의 커스텀을 거쳤다. 클럽맨 베이스 모델보다 마력이 두 배 이상 높은 고성능 디비전이다. 가장 경제적인 자동차로 WRC 레이스를 석권했던 JCW의 이성적 기술과 감성적 품질을 담고 있다. 덕트가 뚫려있는 보닛과 두 줄의 스트라이프 데칼, 이 외에도 각종 컬러 포인트와 전용 휠, 엠블럼 등 차별화 포인트가 다양하다. 아무렴 미니의 아이코닉 한 디자인은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라운드 스타일의 그릴과 헤드램프는 귀여우면서도 인상적이고, 클램셀 타입의 후드가 디자인의 완성도를 상향시킨다.

그런 정교함, 내지는 섬세함의 미니에 빠져들게 되는 계기 중 한 가지가 확실하다. 피아노 블랙으로 마감한 필러는 윈도우 글래스와 색상이 동일하여 마치 천장이 떠있는 듯한 '플로팅 루프' 스타일을 구현한다. 도어 패널과 글래스의 경계면에 있는 크롬 몰딩도 매끄러운 디자인에 기여한다. 무엇보다 영국 국기의 '유니언 잭'을 형상화한 테일램프 그래픽은 오랜 역사성을 내비치는 좋은 오브제가 된다. 사실 다 떠나서 그냥 보기에 예쁘다. 예로부터 감성으로 승부를 보던 영국 태생의 소형차이다.

초대 클럽맨 왜건을 오마주한 스플릿 게이트도 훌륭한 감성 요소였다. 실용성을 떠나 오직 클럽맨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감각인 것이다. 트렁크 공간도 확장성에 비중을 둔 느낌은 아니다. 대신 시트 폴딩은 당연히 가능하고, 미니 해치백에 비해서는 훨씬 여유롭다는 게 중요하다. 특히 2열 거주성이 매력적이다. 2열을 위한 글래스 루프와 선바이저도 따로 구성되어 있고, 레그룸에 밝혀주는 은은한 엠비언트 라이트도 마음에 든다. ALL4가 상시 사륜구동을 의미함에도 센터터널이 크게 솟아 있지 않다.

대시보드에 자리잡은 원형의 엠비언트 라이트가 또 한 번 미니만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 엠비언트 라이트는 생각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한다. 주차 센서나 온도, 볼륨 조절 등의 정도를 직관적으로 표현해 준다. 디지털 클러스터까지 타원형으로 꾸며내는 모습 또한 참신하다. 도어 캐치도 아기자기하다. 또 놀랐던 점은 좌석에 앉아 시동을 걸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 스타트 버튼에 불빛이 점등 된다는 내용이다. 수납함의 체크무늬나 스포츠 시트의 헤드레스트에 각인된 유니온 잭도 세심하다. 그리고, 스포츠 시트는 전동 메모리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해 이성적으로 바라보아도 나쁘지 않다. 과거의 미니에 비해 옵션 사항이 훨씬 풍부해졌다. 물론 클럽맨 자체가 상위 세그먼트에 속한다는 검 감안해야 한다.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HUD 등 운전자 보조 장비나 컴포트 액세스, 카플레이 등 편의 장비가 나쁘지 않다. 물론 흔한 통풍 시트나 안드로이드 오토 미지원 같은 아쉬움이 있고, 기본적으로 엠비언트 라이트나 하만카돈 오디오가 탑재되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기능보다 '감성'을 바란다는 브랜드의 성격이 느껴지긴 한다. 선루프도 마찬가지다.

시승 기간 동안 많은 비가 내렸다. 당연히 아쉬움이 앞섰다. 결과적으로는 빗속에서 누려본 미니가 더욱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선루프에 맺히는 빗방울의 모습과 추적이는 소리가 참 듣기 좋았다. 무엇보다 미니가 내세우는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클럽맨 'JCW'의 경우 '토센' 방식의 후륜 LSD와 상시 사륜구동 'ALL4'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노면에 대한 피드백과 구동력 배분이 즉답적인 조합이다. 폭우가 내리고, 물이 고여있어 불안정한 노면 속에서도 끈끈한 트랙션으로 믿음을 주었다.

클럽맨 JCW는 구체적으로 2.0L급 직렬 4기통 싱글 터보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최고출력 306마력, 토크는 45.9kg.M 으로, 제로백을 4초 후반대에 끊는다.시동을 걸면 중저음의 배기음이 들려온다. 곧바로 자극을 받는다. 스포츠 모드에서 1단을 맞물리면 강렬한 부밍음이 유입된다. 노면을 긁는 듯 표면을 느끼게 해주는 단단한 댐퍼는 계속 펀 드라이빙을 자극해 주는 것 같다. 엑셀을 깊게 밟으면 속도계는 순식간에 차오른다. 가속감이 상당히 재밌다. 단순히 빠르다는 걸 넘어서 재미를 주는 가속감이다.
2024 미니 클럽맨 정보

스포츠 모드에서 8단 토크컨버터 변속기는 억지스러울 정도로 RPM을 높게 사용해 준다. 업 시프트 하면 기어비가 바뀌면서 튀어나가는 듯한 피드백이 느껴진다. 이 감각이 너무 짜릿하다. 은은하게 팝&뱅 사운드도 들려온다. 자꾸만 패들 시프트에 손이 간다. 특히 코너링에서 너무 즐겁다. 바닥에 달라붙는 듯한 승차감, 미니가 내세우는 '고 카트 필링'은 고속 코너링에서 진가가 느껴진다. 짧은 휠베이스로 즉답적인 회두성, 상시 4륜 구동을 통한 접지력과 추종성, 그리고 파워풀한 토크와 묵직한 핸들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트 포지션이 낮다 보니 상대적인 속도감은 더욱 빠르게 느껴진다. 불안정한 노면에서 느껴지는 충격도 하나의 재미요소처럼 느껴진다. 이게 미니의 매력이구나 싶다. 자극적인 운전의 재미를 알아버렸다. 전반적으로 클럽맨은 UKL1 플랫폼 기반의 해치백보다 서스펜션 세팅이 편안한 편이라 표현한다.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부분으로 생각보다 승차감이나 시트가 심한 피로감을 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충격을 감내해서라도 더 하드코어 한 섀시 세팅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생각만 한다. 승차감이 더 불편하면 확실히 대중성을 포기한 것과 같을 것이다. 감쇠력은 적당하다 느끼더라도 댐핑 스트로크가 너무 짧기 때문에 큰 요철구간에서는 과한 충격이 전달된다. 아무렴 2열 거주성을 바라고 클럽맨을 선택했다면 충분히 합리적인 세팅이다. 연비는 평균 9km/l대로 스포츠 모드에서는 너무 밟게 되니 실연비가 저하된다. 반면 '그린' 모드에서는 출력 억제를 통해 체감 가능할 수준으로 연비가 향상된다. 엑셀 반응도 훨씬 부드러워지고 ISG도 자연스럽게 작동하다 보니 새삼 다른 차를 타고 있는 기분이기도 했다.

며칠간의 낭만이었다. 의외로 감성을 위해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차량은 아니었다. 함께, 예상만큼 재미있고 탄력적인 주행감을 지녔다. 디자인은 보면 볼수록 더 예뻐 보인다. 유행을 타지 않는 것도 강점이다. 서론에서 한국 시장과 '해치백'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결론은 해치백이 아니라 그냥 '미니'라서 시장성이 생긴 것이다. 시중에는 갖고 싶은 자동차와 합리적인 자동차가 있다. 클럽맨 JCW는 합리적으로 갖고 싶다. 이 가격대에 동일한 스포츠성과 활용성이 양립하는 자동차는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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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태

naxus777@enc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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