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ar

외부 디자인

"권위적인 정통 3박스 세단"

딱 보는 순간 엄숙한 분위기가 감돌지 않나요? 초대 에쿠스 스타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권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선형 디자인이 유행하던 그때에 네모난 보닛과 실내, 트렁크가 이어진 ‘3박스’ 정통 세단 윤곽을 지킨 모습만 봐도 그렇죠. 덩치 역시 길이 5,065mm로 등장해 당대 최대 크기를 자랑했습니다. 후기형은 트렁크 길이를 더욱 늘려 길이가 5,120mm에 달합니다. 아직까지 깨지지 않은 국내 앞바퀴굴림 승용차 최대 크기입니다. 굳이 허리를 늘린 스트레치드 리무진(길이 5,390mm)까지 보지 않더라도 말이죠.

디자인은 현대자동차와 미쓰비시가 협업한 결과물입니다. 현대차 3회, 미쓰비시 4회, 총 7회 실물크기 모델 평가를 거친 끝에 미쓰비시 디자인 안을 선정했습니다. 미쓰비시 디자인 지향점은 ‘롤스로이스처럼 웅장한 스타일’. 그렇게 커다란 크롬 그릴과 수평적인 헤드램프, 각진 그래픽이 어우러진 권위적인 디자인의 탄생했습니다. 참고로 현대차가 내놓았던 안은 ‘우아한 영국풍 스타일’이었다고 하네요.

지금도 도로 위에서 만나면 흔치 않은 네모 각진 스타일이 눈길을 끌지만, 현역이던 시절에는 존재감이 더욱 도드라졌습니다. 특히 신호 대기할 때 번쩍이는 LED 방향지시등이 압권이었죠. 전기형은 앞쪽만 LED 방향지시등을 쓰지만, 후기형은 뒤 테일램프 제동등과 방향지시등까지 모두 LED를 사용해 브랜드 플래그십답게 남달리 화려했습니다.

눈여겨볼 만한 특징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투톤 색깔입니다. 차체 하단을 다른 색깔로 칠해, 클래식하게 꾸몄죠. 실용적인 강점도 있습니다. 문짝 아래 부위에 플라스틱 부품을 덧붙여 철판 손상을 방지합니다. 반대로 범퍼는 도장만으로 위아래 색깔을 나누는데요, 접촉사고 등의 이유로 범퍼를 교체할 때 도장 비용이 무척 비쌉니다. 투톤이라서 도장을 두 번 해야 하니까요.

초대 에쿠스는 1999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10년이나 판매했지만, 오랜 시간이 무색하게 변화가 크지 않았습니다. 얼핏 보면 초기형과 최후기형의 차이를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물론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죠. 2003년 11월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뒤쪽을 늘린 탓에 뒤쪽 디자인이 바뀌었습니다. 더 거대한 테일램프를 달고 범퍼에 붙어있던 번호판이 트렁크로 올라왔습니다. 나머지는 변화는 17인치로 크기를 키운 휠과 커버 색깔을 뺀 투명한 방향지시등, 그릴 모양 등입니다.

내부 디자인

"원가절감이 무엇인가?"

과거 ‘최고가 국산차’라는 명성에 걸맞게 실내는 지금 봐도 화려합니다. 특히 1999년에 등장한 20세기 자동차가 계기판과 센터패시아 화면이 하나처럼 이어져있는 모습이 놀랍지 않나요? 덕분에 운전석에 앉아 바라보면 대시보드 위쪽 전체가 편평하게 이어져 깔끔합니다. 그 아래로 계단처럼 튀어나와 센터패시아 화면 조작부를 따로 갖춘 입체적인 구성도 당시엔 무척 신선했습니다.

에쿠스는 원가절감이 뭔지 모르는 자동차입니다. 손 닿는 모든 곳이 부드럽고 곳곳에 천연가죽을 둘렀습니다. 천장은 부드러운 내장재로 덮고 문짝 아래는 신발 흠집을 방지하는 폭신한 마감재를 씌웠습니다. 옆 유리창 고무를 감싼 부드러운 마감재까지 보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오죠. 4 스포크 스티어링휠은 오로지 에쿠스만을 위한 제품입니다. 다른 차였다면 여러 차와 공유해 원가를 낮췄겠지만, 에쿠스는 격을 지키기 위해 다른 차의 흔적을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요즘 차에서 중요한 화면 구성은 어떨까요? 계기판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시동을 켜면 헤드램프를 안 켜도 환하게 빛나는 LED 슈퍼비전 계기판이 들어갔는데, 신기하게도 평면이 아니라 입체입니다. 동그란 속도계와 rpm계가 공중에 떠있는 듯하고, 뒤쪽으로 각종 알림등이 들어오죠. 가만 보면 모르지만, 몸을 움직여보면 원근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센터페시아 디지털 화면은 그저 옛날 ‘바람의 나라’ 게임 화면이 떠오르지만 말이죠.

이 차의 백미는 뒷좌석입니다. 애초에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최고급 자동차, 쇼퍼드리븐으로 탄생했으니까요. 웬만한 거실 소파보다 편안한 대형 시트가 들어가 회장님처럼 거만한 자세로 널브러질 수 있습니다. 왼쪽은 가운데 팔걸이에, 오른쪽은 문짝 팔걸이 쿠션에 올려두면 더할 나위 없이 편합니다. 바닥엔 두께가 1cm는 족히 넘을듯한 폭신한 카펫을 깔아 호사스러운 분위기의 방점을 찍습니다.

직선주행

"2t이 바퀴를 진득이 누르는 승차감"

파워트레인 선택지는 방대합니다. 전기형은 모조리 미쓰비시 설계 엔진을 얹었지만, 후기형에 이르러서는 V6 라인업을 모두 현대차 독자 개발 람다 엔진으로 바꿨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기형은 V6 3.0L, V6 3.5L 엔진을 쓰고, 후기형은 V6 3.3L, V6 3.8L 엔진이 들어갑니다. 최상위 V8 4.5L 엔진은 연료분사 방식에 따라 GDI와 MPI로 나뉘는데요, GDI 엔진은 고급유에 맞춰 출시했다가 당시 고급유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우리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중고차를 고를 때도 V8 모델은 GDI보다는 MPI를 추천합니다.

힘에 대한 평가는 ‘배기량이 깡패’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V8 4.5L MPI 엔진은 최고출력이 270마력에 달해 당시 고속도로에서 빗댈만한 차가 없었다고 합니다. V6 엔진도 충분하죠. 후기형은 3.8L가 266마력, 3.3L가 247마력을 최고출력을 내고, 전기형은 3.5L가 210마력, 3.0L가 203마력 힘을 발휘합니다. 실제 오너 평가에 따르면 3.0L 모델을 뺀 나머지 모델은 모두 출력에 대한 불만은 없었습니다. 특히 후기형 신형 람다 엔진 두 종은 배기량 대비 강력한 출력으로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1999년 출시한 차인 만큼 으레 4단 자동변속기를 예상하기 쉽지만, 에쿠스는 모든 파워트레인에 5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습니다. 변속 기어가 부족해 허둥대기 바쁜 4단 변속기와 비교하면 놀랍도록 부드럽고 매끄럽습니다. 커다란 차체와 큰 엔진 힘에 맞추어 변속기 대응 출력을 충분히 높인 덕분에 내구성 문제도 조용한 편입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차는 에쿠스다. 워낙 안락해 깜빡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린다. 침대만큼 편안한 자동차다." 전 김동진 현대자동차 총괄 사장이 한 말입니다. 그 말 그대로 에쿠스는 편안한 주행에 집중했습니다. 낭창낭창한 서스펜션을 무게 2t에 달하는 덩치가 꾹 누른 채 나아가죠. 자잘한 충격 따위 아랑곳없이 넘고, 큰 충격에는 느긋하게 흔들립니다. 렉서스 LS를 참고해 꾹꾹 눌러 담은 방진 방음재는 외부 소음을 고요하게 잠재웁니다.

모두 다양한 기술이 녹아든 결과입니다. 주행 상황에 따라 댐퍼 감쇠력을 조절하는 ECS 전자제어서스펜션과 급제동 시 앞쪽이 내려앉는 '노즈 다이브' 현상을 방지하는 '안티 다이브 컨트롤' 기술이 들어갔습니다. 그중에서 최고는 4.5L 리무진 모델에만 들어간 ECS3 에어서스펜션입니다. 초음파로 노면을 읽고 서스펜션을 대응하며 좌우 쏠림까지 억제하는, 지금도 흔치 않은 첨단 기술입니다. 하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ECS3 에어서스펜션은 되려 피해야 할 장비입니다. 고장이 잦은 데다가 수리비가 어마어마한 까닭입니다.

곡선주행

"느슨한 잠옷 입고 달리는 느낌"

에쿠스는 요리조리 스티어링휠 꺾어가며 격하게 달리는 차가 아닙니다. 길이 5m 넘는 앞바퀴굴림 대형 세단이라는 기본 조건부터 그저 진중할 따름입니다. 실제로 운전해 봐도 그렇습니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 2t짜리 무게가 여실히 느껴지며 낭창낭창한 서스펜션 때문에 엉덩이로 전해오는 노면 정보는 아득합니다. 마치 느슨한 잠옷 입고 달리는 듯 편하지만 거추장스러운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과거 현대 다이너스티 시절처럼 한없이 물렁한 자동차는 아닙니다. 차체 강성을 높이기 위해 기본으로 스트럿바를 얹고 두꺼운 스태빌라이저바를 사용해 쏠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그래서 비록 둔할지언정 코너를 돌아가는 자세는 제법 안정적입니다. 무게 배분도 기대 이상입니다. V6 3.3L 세단 모델의 앞뒤 무게 배분은 59:41입니다. 커다란 V6 엔진을 얹고도 꽤 준수한 비율이죠? V8 엔진 얹은 세단 앞뒤 무게 배분도 62:38로 보통 앞바퀴굴림 세단 비율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두 엔진 모두 알루미늄 블록을 적극 활용하고 V8 엔진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수준으로 길이를 줄인 덕분입니다.

20세기 국산차를 타보면 고속에서 속도를 줄일 때 브레이크가 금방 한계를 드러내곤 했습니다. 에쿠스는 그래도 기함답게 더 신경 쓴 모습입니다. 2t짜리 덩치가 속도를 줄일 때 발생하는 열을 배출하기 위해 네 바퀴 모두 통풍구멍이 있는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를 썼습니다. 후기형은 앞쪽에 스포츠카처럼 4피스톤 캘리퍼를 얹죠. 실제로 급제동해 보면 제원만큼 대단하진 않아도 든든하게 정지합니다. 앞서 설명했던 안티 다이브 컨트롤 기술 덕분에 차체 전체가 착 가라앉으면서 제동하기도 하죠.

앞바퀴 조향 각도가 부족한 점은 못내 아쉽습니다. 안 그래도 큰 차가 앞바퀴가 충분히 꺾이지 않아 도심 속 유턴에서 애먹기 십상입니다. V8 엔진이 가로로 들어가며 엔진룸 공간을 가득 채워버린 탓에 충분한 조향 각도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세단은 문제가 크지 않지만, 휠베이스가 3,090mm에 달하는 리무진은 유턴은 물론 주차도 무척 어렵습니다.

성능 비교

모델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안전장비

"잘 찌그러지지 않는다"

에쿠스 출시 당시 이원순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장 전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LZ(에쿠스 프로젝트명)는 탱크처럼 튼튼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무게가 엄청나다." 사실 지금 같으면 부족한 경량화 기술을 드러내는 말이었겠지만, 그때는 '안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라는 의미로 들렸습니다. 실제로 비교적 가벼운 앞바퀴굴림 세단인데도 무게가 엄청납니다. 가장 가벼운 3.3L 세단이 1,965kg, 가장 무거운 4.5L 리무진은 2,185kg에 달합니다.

에쿠스는 '두꺼운 철판'으로 유명합니다. 차체에 타 차종보다 두꺼운 고장력 강판을 듬뿍 써 오늘날 폐차장 현장에서도 '에쿠스는 잘 찌그러지지 않는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로도 부족해 골격과 골격 사이에 강성 폼 블록을 욱여넣은 뒤 건조 과정에서 팽창시켜 차체 강성을 끌어올리는 신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러니 차가 무거울 수밖에 없죠. 차체 골격은 미국 고속도로안전국(NHTSA) 기준 40% 오프셋 충돌에 대응해 꾸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측면과 후면 충돌 상황까지 모두 고려했다고 하네요. 종합하면 과거 기준으로는 가장 안전한 자동차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과거 기준'이라는 사실을 놓치지 마세요.

옛날 자동차이기 때문에 최근 유행하는 첨단 운전자 보조장치는 전무합니다. 반면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는 전자 장비는 풍부합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차체 자세 제어장치(VDC)를 선보인 자동차가 에쿠스이기 때문이죠. VDC가 들어갔으니 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 ABS나 동력을 제어하는 시스템 TCS는 당연히 들어갔습니다. 에어백은 후기형 기준 앞쪽 두 개와 앞좌석 측면 에어백이 전모델 기본이고요, 윗급에서 뒤쪽 측면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을 추가로 품습니다.

편의장비

"정품 CD 듣는 고상한 취미"

현대자동차 기함인데 편의장비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화려한 장비부터 소개하면 1열과 2열 디지털 화면과 DVD 5.1채널 AV 시스템, JBL 11 스피커&앰프 사운드 시스템, 뒷좌석 전동 리클라이닝 시트, 뒷좌석 전동 커튼 등이 있습니다. 냉난방 장치도 무척 화려합니다. 국내 최초로 좌우는 물론 앞뒤 온도를 개별 조절할 수 있는 '트리플존' 공조 장치가 들어갔고, 에어컨을 켜지 않아도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통풍 시트와 열풍을 내뱉는 열풍 시트를 얹습니다. 역시 국내 최초 냉난방 시트였죠.

대부분 편의 장비가 있지만, 최신 장비는 당연히 없습니다. 가령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스마트폰 미러링 장치가 있을 리 만무하고, 블루투스는커녕 AUX 단자도 없습니다. 대신 센터패시아에 인대쉬 6매 CD 체인저가 들어가기 때문에 정품 CD를 사서 6개 넣어놓고 돌려 듣는 고상한 취미를 즐길 수 있습니다. 차가 정지해 있을 때는 DMB로 TV도 나온답니다.

안전ㆍ편의 비교

모델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워낙 컸던 자동차라 지금 기준으로도 작아 보이진 않습니다. 후기형 세단 기준 전체 길이 5,120mm, 너비 1,870mm, 높이 1,480mm입니다. 전반적으로 최신 K9(길이 5,140mm)과 거의 비슷한 크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차와 비교할 때 워낙 정직한 3박스 스타일이기 때문에 보닛과 트렁크 길이는 훨씬 길어 보입니다. 마치 1950년대 미국 머슬카처럼 말이지요. 다만 앞뒤로 범퍼가 튀어나와 있어, 실제 크기가 제원만큼 크지는 않습니다.

휠베이스는 2,840mm입니다. 최신 8세대 쏘나타와 같은 숫자죠. 그래서 실내 넓이는 오늘날 F세그먼트 세단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많습니다. 더욱이 앞뒤 시트가 워낙 크고 두꺼워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도 하고요. 그저 훨씬 폭신한 시트를 품은 최신 중형 세단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물론 허리를 150mm나 늘린 리무진 모델은 뒷좌석 공간이 광활하기 그지없습니다.

• 높이 1,480mm
• 너비 1,870mm

• 휠베이스 2,840mm
• 길이 5,120mm

크기ㆍ질량

연비

무거운 차체와 대배기량 다기통 엔진의 조합. 에쿠스는 연비가 좋을 리 없습니다. 오죽하면 "그랜저가 창밖으로 100원을 던지고 다닌다면, 에쿠스는 500원을 던지며 다니는 격이야"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그나마 가장 연비 좋은 모델은 후기형 3.3L 세단입니다. 공인연비 기준 1L에 8.2km를 달리고 고속 주행에서는 11km/L까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료 효율 최악은 역시 V8 모델이며 공인연비는 세단 기준 1L에 6.9km/L입니다. 어마어마하죠?

그나마 에쿠스 중에서 효율 좋은 선택지를 추천한다면 후기형 V6 람다 엔진 얹은 JS380, JS330 두 모델입니다. 갓 등장한 따끈따끈한 최신 엔진이었던 만큼 가변흡기 시스템과 가변밸브 타이밍 등의 기술이 들어가 작은 배기량으로 큰 힘을 내면서도 연료 효율을 끌어올렸습니다. 구형 3.0L 엔진, 3.5L 엔진과 비교할 때 유류비를 확실히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정비

20세기 후반, 21세기 초반 현대차 고질병 중 하나로 부식 문제가 있습니다. 에쿠스는 걱정 없습니다. 브랜드 기함다운 꼼꼼한 방청으로 부식 발생 빈도가 낮습니다. 2세대 그랜저와 다이너스티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 이유 중 하나로 일본 수출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랜저와 에쿠스의 일본 판매 모델, 미쓰비시 데보네어와 프라우디아 차체는 현대자동차가 전량 조립해 수출했습니다. 섬나라에 판매하는 자동차인 만큼 꼼꼼한 방청은 필수였습니다.

파워트레인은 기본적으로 속 썩일 일 적은 단순한 구조입니다. 자연흡기 V형 엔진과 MPI 연료 분사 시스템, 토크컨버터 방식 변속기를 맞물려 신뢰도가 높은 편입니다. 후기형 V6 람다 엔진의 경우 타이밍 체인을 써 더욱 믿음직스럽기도 하죠. 다만 V8 오메가 엔진은 추천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미쓰비시 부품이 많아 부품 비용이 비싸고, 엔진룸을 가득 채운 탓에 타이밍벨트 교체할 때도 엔진을 차체에서 분리해야 해서 작업이 까다롭고 비쌉니다. 그래도 국산 승용차 최초의 V8 엔진이라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감수할 만한 수준이기는 합니다.

보증기간

2008년 단종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만큼 보증기간이 지금까지 남은 에쿠스는 단 한 대도 없습니다. 그래도 굳이 소개하자면 처음 출시 때 3년/6만km 무보수 정비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이후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파워트레인 보증 기간을 5년/10만km로 늘렸다고 하네요. 한 가지 좋은 정보는 당시 '에쿠스만의 플래티넘 멤버십 서비스'를 진행했던 차종답게 지금도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면 제네시스 고객으로 분류해 보다 고급스러운 대접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 = 크디큰 모험"

1999년 11월 이전 생산 에쿠스는 무조건 피하기를 권합니다. 워낙 최신 장비가 많이 들어간 데다 처음으로 만든 F세그먼트 대형 세단이었던 만큼 품질 이슈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신문에서도 품질 문제를 소개할 정도로 말이지요. 이에 1999년 11월부터는 아예 에쿠스 전용 생산 라인을 마련하고 조립 방식을 컨베이어 벨트 공정이 아닌 작업자가 조립을 끝낸 후 밀어내는 자주완결형 대차 식으로 바꾸어 품질 향상을 꾀했습니다.

세계 최초 V8 직분사 GDI 엔진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본래 고급유에 맞추어 조율한 엔진에 고급유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유를 주로 넣다 보니 각종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현대차가 일부로 출력을 낮추기까지 했는데도 문제가 끊이질 않자, 끝내는 2001년 일반적인 연료분사 방식 MPI로 바꾼 개선품을 내놨습니다.

신차가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