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ar

외부 디자인

"거대한 덩치로 그린 우아한 비율"

3세대 이후로 이토록 표면이 말끔한 그랜저는 처음입니다. 웅장한 활공, ‘그랜드 글라이드’를 차체로 그려냈던 5세대(HG)와 물고기 같은 앞모습을 뽐내던 6세대(IG) 후기형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요. 화려한 굴곡 없이 잘 다린 슈트처럼 보닛, 옆면, 트렁크까지 매끈하게 표면을 정리했죠. 그리고 최대한 사선을 피하고 수평적인 그래픽을 사용해 대형 세단답게 차분하게 꾸몄습니다.

그럼에도 심심치 않은 이유는 비율 때문입니다. 그랜저는 앞바퀴굴림 세단이지만, 뒷바퀴굴림 세단 비율에 한 걸음 더 다가섰어요. 이전 세대보다 앞쪽 오버행을 15mm 짧은 970mm로 줄이고, 뒤쪽 오버행은 50mm나 긴 1170mm로 길쭉하게 늘어뜨렸죠. 짧은 앞 오버행은 역동적인 분위기를, 기다란 뒤 오버행은 대형 세단만의 우아한 분위기를 끌어냅니다.

앞뒤 각각 하나로 이어진 주간주행등과 테일램프는 최신 현대차 패밀리룩을 따랐습니다. 먼저 나온 현대 스타리아와 인상이 비슷해 ‘스타리아 세단’이라고 놀려먹기도 했지요. 만약 그랜저가 먼저 나왔더라면 되려 스타리아가 고급스러워 보였을 텐데, 순서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픽적으로는 곳곳에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를 담아냈습니다. C필러에 자리 잡은 뒤쪽 네모난 유리창이 보이나요? 2세대부터 사라졌던 1세대 그랜저의 큼직한 오페라글라스를 이어받은 특징입니다. 보닛 끝단 알루미늄 현대 엠블럼은 4세대(TG)까지 들어갔던 후드톱 엠블럼을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합니다. 옆면은 굉장히 도전적이던 3세대를 닮았어요. 유리창틀이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를 쓰고, 사이드미러를 문짝에 뿌리내린 플래그 타입으로 바꿨죠. 요즘 헤리티지에 주목하는 현대자동차의 행보가 고스란히 디자인에 녹아들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내부 디자인

"각그랜저가 돌아왔다"

실내는 외부보다 더 또렷하게 레트로 스타일을 지향합니다. 네모 각진 대시보드와 송풍구, 원 스포크 스타일로 빚은 스티어링휠까지 초대 그랜저의 특징이 곳곳에 스몄습니다. 죄다 비슷비슷한 요즘 승용차 실내 사이에서 눈에 띄는 스타일이죠. 이런 와중에 12.3인치 디지털 화면 두 개를 이은 배치와 아래쪽 10.25인치 공조장치 전용 화면, 12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나처럼 이은 송풍구까지 최신 유행은 빠짐없이 따랐습니다.

현대차 기함답게 소재나 재질은 충분히 고급스럽습니다. 손 닿는 곳곳을 폭신한 가죽으로 감쌌고, 진짜 알루미늄 또는 나무 무늬 장식이 들어갑니다. 특히 나무 무늬 장식은 1세대가 그랬듯 계단식으로 튀어나와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요, 초대를 이은 상징성도 좋지만 마치 고급 책상 같은 분위기가 멋집니다.

정말 주목할 만한 곳은 뒷좌석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원래 그랜저는 뒷좌석에 집중한 쇼퍼드리븐으로 탄생했으니까요. (물론 요즘은 대부분 오너드리븐으로 탑니다) 6세대가 그랬듯 신형 그랜저 뒷좌석은 엄청나게 넓습니다. 대신 6세대 단점으로 꼽혔던 짧은 시트 방석을 길쭉하게 늘려 착좌감을 편안하게 개선했죠. 더욱이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처럼 머리 받침 위에 구름처럼 폭신한 쿠션을 덧붙일 수 있게 꾸미고, 문짝 팔걸이를 문짝에서 살짝 떼어 놓아 팔을 보다 여유롭게 올릴 수 있습니다.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이런 그랜저도 실내에서 논란이 일었던 구석이 있습니다. 바로 계기판 디지털 그래픽입니다. 나름대로 옛 감성으로 그려냈는데, 세간에서는 촌스럽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최신 자동차답지 않게 성의 없어 보인다는 얘기가 많았죠. 다만 평면적인 그래픽이 초대 그랜저를 오마주한 실내와 잘 어울린다는 반박 의견도 있습니다. 결국 판단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직선주행

"대배기량 엔진의 힘"

파워트레인 선택지는 직렬 4기통 2.5L 자연흡기 가솔린, V형 6기통 3.5L 자연흡기 가솔린, V형 6기통 3.5L 자연흡기 LPi, 직렬 4기통 1.6L 터보 하이브리드 등 모두 네 가지입니다. 힘 걱정은 접어두세요. 가장 약한 2.5L 모델도 최고출력 198마력을 내고, 가장 강력한 3.5L는 최고출력이 300마력에 이릅니다. 2.5L 모델 출력만 보아도 과거 3세대 그랜저 중 가장 강력했던 3.0L 모델보다 최고출력이 더 높습니다. 이제 4기통 그랜저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300마력짜리 그랜저는 힘이 넘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작은 엔진에서 터보로 쥐어짜낸 출력이 아닌, 3500cc 넉넉한 배기량에서 뿜어내는 힘이라 질이 달라요. 가령, rpm이 오르면 오를수록 토크도 함께 치솟는 자연흡기답게 V6 소리가 절정으로 치달을수록 가속력도 함께 끓어오릅니다. 특히 최대토크가 36.6kg·m에 달하기 때문에 고속이든 저속이든 통쾌한 가속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시속 100km 넘는 고속에서 가속력이 처지는 느낌도 없어요.

하이브리드 모델은 어떨까요? 요즘 투싼부터 싼타페, 그랜저까지 두루 쓰고 있는 최고출력 230마력 1.6L 터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얹었습니다. 최고출력 수치가 말하듯, 1.7t 덩치를 이끄는데 충분한 힘을 냅니다. 1.6L 터보 엔진 홀로 180마력을 내고, 여기에 전기모터가 60마력을 더해 저속은 물론 고속까지 충분한 가속력을 끌어내죠. 경주를 하거나 서킷을 달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인 상황에선 모든 그랜저가 힘이 달릴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승차감은 한마디로 편안함과 안정감 사이에서 편안함 쪽으로 살짝 치우친 지극히 대중적인 성향입니다. 과거 1~4세대처럼 마냥 물렁하지 않고, 그렇다고 6세대처럼 다소 뻣뻣하지도 않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감을 지키는 가운데, 부드러운 고급 세단의 맛을 살렸달까요? 핵심은 제네시스에서나 볼 수 있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입니다.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로 노면을 읽고 서스펜션 댐퍼를 조율하는 무척 똑똑한 장치죠. 덕분에 20인치나 되는 휠을 달고도 유연하게 노면 충격에 대응하고, 흔들림을 억제합니다. 과거 2세대 그랜저에 들어갔던 초음파로 노면을 읽고 반응하던 시스템의 최신 버전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곡선주행

"날쌔진 않아도 불안하진 않아"

길이 5m 넘는 앞바퀴굴림 기반 세단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그랜저는 태생부터 굽잇길을 날쌔게 공략하는 자동차가 아닙니다. 무겁고 둔하며, 앞뒤 무게 배분도 균일하지 않습니다. 다만 날쌔진 않아도 운전 감각은 안정적입니다. 무게중심을 바닥으로 끌어내린 3세대 플랫폼을 바탕으로 빚어 코너를 꺾어보면 좌우 쏠림이 크지 않아요. 무려 2895mm에 달하는 기다란 휠베이스도 격한 상황에서도 차분함을 잃지 않게 돕습니다.

안정적인 코너링의 이면에는 많은 비결이 있는데요, 일단 차체가 단단합니다. 신형 현대차가 나올 때마다 하는 소리이긴 하지만 그랜저 역시 7세대로 거듭나며 핫스템핑 적용 부위와 고장력강 사용 비율을 높여 보다 견고하게 차체를 빚었죠. 탄탄한 차체를 바탕으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스포츠 모드에서 일반 모드보다 20~30% 댐퍼를 조여 무거운 그랜저가 쏠림 없이 코너를 돌아나가도록 지탱합니다. 어퍼암과 로어암 사이를 7.6mm 늘린 멀티링크 서스펜션, 더 기다란 우물정자 서브프레임, 주파수 감응형 댐퍼 등등…. 신형 그랜저는 이전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엔 전기모터의 섬세한 출력 조절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운동 성능 개선 기술 (e-Dynamic Drive)을 넣기도 했습니다. 구동 모터가 제동과 변속, 구동 토크를 복합적으로 제어해 선형적인 가속과 안정적인 코너링 성능을 구현했죠. 가령, 코너에 진입하며 스티어링휠을 꺾을 때 ‘E-핸들링’이 전기모터 토크를 줄여 앞쪽 바퀴에 무게를 싣고, 코너를 돌 때는 ‘E-DTVC’가 코너 안쪽 바퀴엔 제동을, 바깥쪽 바퀴엔 동력을 보내 선회 성능을 높이는 식입니다. 참 신기하죠?

주행 성능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정숙성입니다. 사실 신형 그랜저가 나왔을 때 창틀이 없는 프레임리스 도어를 달아 정숙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았는데요, 막상 타본 이후 각종 매체의 평가는 ‘이전 세대보다 조용하다’였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죠. 현대차는 그랜저를 만들며 문짝을 3중으로 틀어막고 바닥에 흡음층과 차음층을 나눈 카펫을 깔았으며 전 좌석 2중접합 차음유리, 흡음재를 씌운 타이어까지 온갖 노력을 쏟아부었습니다.

성능 비교

모델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안전장비

"에어백이 10개"

아직 그랜저는 KNCAP(국토교통부 자동차 안전도 평가) 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난 2월 2023년 자동차안전도 평가 차종 선정 대국민 투표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곧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일단은 참고할 만한 결과가 있기는 합니다. 같은 플랫폼으로 빚은 현대자동차그룹 형제 모델, 기아 K8이 받은 KNCAP 평가 결과가 있죠. K8은 지난 2021년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93.4점을 획득해 1등급에 올랐습니다. 그랜저도 안전하리라 짐작하는 이유죠.

가격표로 확인할 수 있는 안정장비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동급 최초로 1열 탑승자 사이 에어벡, ‘앞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더해 모두 10개 에어백이 들어가고, 충돌 후 차체를 알아서 멈춰 세워 2차 사고를 방지하는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 3세대 초음파 센서로 전방, 후방을 넘어 측방까지 주차 거리를 경고하는 시스템 등 기함 다운 장비를 갖췄습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는 고속도로에서 앞차와의 거리는 물론, 방향지시등 점등 시 차로 변경까지 알아서 마치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와 차로 내에서 긴급 회피까지 지원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등 현대자동차에 기대할 만한 장비는 모두 들어갔습니다.

편의장비

"쇼퍼드리븐으로 타도 OK"

기본적인 통풍 시트나, 메모리 시트 등이 현대차 기함에 없을 리가 없죠. 그랜저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엔진 제어 등 각종 소프트웨어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시스템, 실물 카드 없이 이용하는 e-하이패스, 지문인식 시동 장치 등 온갖 눈 돌아가는 신기술을 담아냈습니다. 특히 e-하이패스는 세계 최초로 얹었다고 하네요.

잘 쓸지 안 쓸지 모를 신기술은 제쳐두고, 정말 눈에 띄는 장비는 뒷좌석에 들어갔습니다. 5세대 이후로 사라졌던 뒷좌석 등받이를 젖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7세대에서 부활했습니다. 방석이 81mm 앞뒤로 움직여 등받이를 8도 더 눕힐 수 있죠. 더욱이 호화 세단에만 들어가던 전동식 도어 커튼도 동급 최초로 들어갑니다. 대리운전 맡긴 뒤 뒷좌석에 앉아 여유롭게 회장님 기분 내기에 충분하겠죠?

안전ㆍ편의 비교

모델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신형 그랜저는 길이 5035mm, 너비 1880mm, 높이 1460mm, 휠베이스 2895mm입니다. 이 차는 그랜저라서 우리가 준대형 세단(E세그먼트)으로 분류하지만 숫자만 놓고 따지면 제네시스 G90,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어깨를 견주는 대형 세단(F세그먼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대형 세단(F세그먼트)의 기준이 길이 5m 이상이니까요. 그래서 풍채가 위풍당당합니다. 옛날 그랜저와 함께 세워 두면 4세대만 해도 쏘나타로 보일 정도입니다.

커다란 덩치의 수혜는 모두 실내에 깃들었습니다. 원래 실내 공간이 넓은 앞바퀴굴림 기반 대형 세단인데, 휠베이스가 무려 2895mm에 달해 여유가 가득합니다. 괜히 현대차가 2열에 리클라이닝 기능과 전동식 커튼을 넣었겠어요. 참고로 국내 앞바퀴굴림 대형 세단 최다 크기 기록을 지키고 있는 1세대 현대 에쿠스 휠베이스가 2840mm에 불과합니다. 그때는 이 차도 뒷좌석을 ‘운동장’이라고 표현했는데 말이죠.

• 높이 1,460mm
• 너비 1,880mm

• 휠베이스 2,895mm
• 길이 5,035mm

크기ㆍ질량

연비

연료비를 걱정한다면 보통 그랜저를 추천하지 않지만, 시대가 바뀌어 매력적인 선택지가 두 가지 생겼습니다. 전기모터로 효율을 끌어올린 하이브리드 모델과 2019년부터 일반인도 살 수 있도록 바뀐 LPG 모델입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공인연비가 휠 크기에 따라 15.7~18.0km/L로 준수할 뿐 아니라 도심 주행에서 특히 효율이 좋습니다. LPG 모델은 유가가 휘발유의 61.08%(2023년 6월 27일 기준)에 불과해 고속 주행이 많으면 이점이 많습니다.

일반 가솔린 연비는 2.5L 모델이 11.2~11.7km/L, 3.5L 모델이 9.7~10.4km/L입니다. 여전히 그랜저 이름값에 걸맞게 높은 수준은 아닙니다만, 요즘 내연기관 기술이 발전해 연비 주행한다면 더 높은 효율을 기대해 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V6 3.5L 모델로 1000km를 달리면서 1L에 14.5km 연료 효율을 기록한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연비를 기대하기 위해서 꼭 피해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무거운 AWD와 과도하게 큰 20인치 휠이죠.

정비

혹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려나가는 그랜저의 정비성을 걱정하는 건 아니죠? 우리 땅 곳곳에 자리 잡은 현대자동차 직영 서비스센터와 협력업체, 그리고 각종 정비소가 모두 그랜저를 정비할 줄 압니다. 판매량이 워낙 많은 만큼 부품 수급 역시 아주 오랫동안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구나 2.5L 가솔린과 3.5L 가솔린 모델은 자연흡기 엔진이기 때문에 보다 단순한 구조로 고장 날 가능성이 낮고, 3.5L LPi는 택시로도 쓰이는 만큼 정비 인프라가 아주 방대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규모의 경제’라는 개념을 매우 착실히 따르는 회사입니다. 그랜저가 토대 삼은 3세대 플랫폼을 공유하는 차는 쏘나타부터 투싼, 차세대 싼타페는 물론, 기아로 고개를 돌리면 스포티지, K5, 쏘렌토, 카니발에 이릅니다. 자잘한 부품부터 각종 엔진, 전자장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부품을 함께 쓴다는 사실은 안 봐도 비디오죠? 다양한 부품을 오래도록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보증기간

기본적으로 모든 현대차는 차체 및 일반 부품 품질을 3년/6만km 보증하고, 엔진 및 동력전달장치의 주요 부품 품질을 5년/10만km 보증합니다. 그랜저 역시 마찬가지죠. 그러나 온간 전기 부품과 배터리, 전기모터, 1.6L 터보 엔진이 어우러진 복잡한 하이브리드 모델은 훗날 수리비가 걱정스럽기 마련입니다. 그 마음을 읽은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모델만 보증기간을 넉넉하게 늘렸습니다. 하이브리드 전용부품에 한해서 품질을 10년/20만km 보증합니다.

"첨단 장비에 따른 성장통일까?"

요즘 그랜저가 뜨거운 감자입니다. 좋은 소식은 아니에요. 온갖 자잘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2022년 11월 출시 후 4월까지 6개월 동안 무려 13번 무상수리 및 리콜을 하는 바람에 화두에 올랐습니다. 여태까지 모든 국산차를 통틀어 최단기간 최다 무상수리 및 리콜 횟수라고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13건 문제 중 9건이 소프트웨어 문제였고, 수차례 무선 업데이트만으로 해결했다는 사실입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무선 업데이트의 실용성을 제대로 증명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전문가들은 신형 그랜저에 공격적으로 첨단 소프트웨어를 담아낸 탓에 생긴 문제라고 입을 모읍니다. 그래서 그랜저로 최신 기술 노하우를 쌓고 난 뒤에 출시할 차들은 문제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하죠. 음, 그랜저 고객만 번거롭게 됐군요.

신차가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