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car

외부 디자인

"소소한 디테일들이 별로예요"

역대 그랜저를 통틀어 가장 보수적이고 수수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어깨에 힘을 주었던 3세대 모델보다 유연해졌고, 5세대 모델(HG)과 비교하면 화장이 옅은 것도 사실이지요. 날렵한 헤드램프와 상대적으로 콤팩트한 프론트 그릴은 그랜저보다 쏘나타에 더 어울리는 느낌. 그럼에도 종합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나쁘지 않습니다. 차체 비례감이 우수하고 무엇보다 부풀린 리어 펜더가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

뒤쪽은 브레이크등을 LED화 하고 듀얼 머플러를 달아 앞쪽에 비해 고급차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대신 차체의 허리 쪽을 한 바퀴 두른 크롬 몰딩은 시대착오적인 장식인 듯. 대한민국 소비자의 취향을 고려한 거라고 이해해주기에는 차의 디자인을 해치는 정도가 심하지 않나요?

아울러 2.7L 모델에 탑재되는 자그마한 16인치 휠은 애처로울 따름입니다. 사이드월이 두꺼운 60 시리즈 타이어는 허벅지에만 살이 뒤룩뒤룩 찐 사람을 보는 것 같죠. 결국 소소한 디테일들이 아쉽다는 얘기입니다.

내부 디자인

"무난한 편이지만 센터페시아 재질이 저렴해 보입니다"

외관처럼 실내도 차분합니다. 나무 장식 투성이던 3세대(XG)와 달리 이를 최대한 억제하려 노력한 걸 쉽게 알아챌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실내의 디자인이 '좋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4스포크 스타일의 운전대와 우뚝 솟은 기어 노브는 고리타분하고, 초록색 조명도 노안이 온 장년층에게나 어울릴 법하죠. 자를 대고 만든 것 같은 오디오와 공조장치, 송풍구의 디자인도 특색 없습니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의 플라스틱 재질감도 지적할 부분. 이는 그랜저보다 아반떼 정도에 쓰였다면 납득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직선주행

"조용하고 부드럽게 내달리지만 제동력이 너무 약해요"

최근 출시되는 고급차들은 부드러움과 스포츠성을 아우르고자 노력합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런 성향으로 돌변한 오늘날의 고급차를 좋아하죠. 하지만 일부 수요층은 여전히 부드러움에만 초점을 맞춘 차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4세대 그랜저(TG)는 최고의 차가 되어줄 겁니다. 오직 부드럽고 나긋나긋하게 움직이는 데에만 특화되어 있으니까요.

전통적인 포트분사 방식의 2.7L 엔진은 192마력이라는 적잖은 출력을 뿜지만 5단 AT가 엔진 회전을 늘 낮게 유지시키는 탓에 제 파워를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웬만해서는 1,500rpm을 넘기지 않기에 이따금 힘이 달린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죠. 물론 액셀 페달을 깊이 밟으면 4,000rpm 이상의 회전을 사용하지만 길게 짜인 기어비 탓에 가속에 대한 의지가 금세 꺾여요. 결국 빠르게 내달리는 용도는 아니라는 뜻.

실내는 무척 정숙합니다. 체감상으로는 조용하기로 소문난 렉서스 ES보다 고요한 느낌입니다. V6 엔진의 음색이 듣기 좋아서, 설령 엔진음이 실내로 유입된다고 해도 별달리 거슬리지 않지요. 참고로 현대 내부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시속 68마일(약 109.4km/h)에서 그랜저의 윈드 노이즈는 62.9dB였습니다. 이는 당시 일본 쪽 라이벌보다 3dB 이상 조용한 수치였어요.

승차감은 무척이나 부드럽습니다. 물 침대를 타고 다니는 느낌이랄까. 서스펜션이 무르게 세팅된 탓도 있지만 옆면이 두꺼운 타이어(225/60/R16 사이즈)의 영향도 큰 듯. 다행스럽게도 부드러운 승차감에 비하면 차체의 기울어짐과 출렁임은 적은 편입니다. 풀 브레이킹 시에 앞으로 고꾸라지는 정도도 그리 심하지 않아요. 대신 제동력 자체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을 급이 한참 낮은 아반떼 HD와 공유하는 탓인데, 급제동 시에는 부담을 느낄 정도로 제동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입니다.

곡선주행

"승차감을 얻은 대가로서 포기해야 할 부분이에요"

기획 단계부터 코너링보다는 승차감에 초점을 맞춘 차입니다. 승차감을 챙기려면 그만큼 코너링을 양보해야만 하는데, 그랜저는 승차감이 좋은 차니까 코너링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논리죠. 이 때문에 코너를 빠르게 도는 것에 대한 처리가 미숙하고, 차가 그 행위 자체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코너링 특성은 철저히 언더스티어. 차의 성향에 어울리는 세팅이에요.

운전재미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운전대를 돌리는 양보다 바퀴가 실제 돌아가는 양이 적어서 '직관적인 핸들링'과 정확히 반대되는 감각이에요. 스티어링 휠을 돌릴 때의 무게감도 지나치게 가볍습니다. 참고로 Q270 럭셔리 모델부터는 전자식 파워스티어링(EPS)이고 그 아랫급에는 전통적인 유압식(HPS)이 들어가는데 타입을 불문하고 양쪽 모두 좋은 핸들링을 기대할 수 없다는 걸 밝혀둡니다.

성능 비교

모델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안전장비

"안전장비 및 KNCAP 테스트 결과가 최신 경차보다 나빠요"

트림에 따른 안전장비의 차별이 심합니다. 기본형을 기준으로 급제동시 바퀴의 잠김을 막는 ABS와 운전석/조수석 에어백이 달리는 게 안전에 대한 대응의 전부거든요. 이는 요즘 나오는 경차보다 한참 뒤떨어지는 수준. 커튼에어백과 자세제어장치가 의무화되기 전에 태어난 자동차라는 걸 감안해도 이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는 사이드&커튼에어백과 자세제어장치를 옵션으로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수치로 드러나는 안전성도 별로입니다. 교통안전공단이 실시하는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 기준, 조수석은 중상을 입을 가능성 10%로 별 다섯 개를 획득했지만 운전석은 11%로 별 네 개를 받았지요. 보행자 보호 항목 또한 별 세 개. 대신 측면충돌의 경우 별 다섯 개를, 머리지지대(헤드레스트) 항목은 우수 판정을 얻어내긴 했습니다만 아쉬움이 남는 결과지요.

편의장비

"오랜 세월 흐른 탓에 요즘 기준으로는 상당히 부족한 편"

출시로부터 10년 넘는 세월이 지난 탓에 편의장비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360만원으로 책정된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폭리 수준이고 230만원을 받는 AV 시스템도 쓰임새 대비 너무 비쌌어요. 주목할 만한 장비도 눈에 띄지 않습니다. 대부분 이제는 너무 흔해져 버렸기 때문.

스마트키 시스템은 구식이라서 버튼 시동장치를 포함하지 않고 있고 HID 램프도 상향이나 좌우를 비추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결국 최신 편의장비를 누리고 싶다면 이차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는 얘기지요.

안전ㆍ편의 비교

모델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제조사 현대 제네시스 기아 쉐보레(GM대우) 르노코리아(삼성) KG모빌리티(쌍용) BMW 닛산 닷지 도요타 람보르기니 랜드로버 렉서스 로터스 롤스로이스 링컨 마세라티 마이바흐 맥라렌 머큐리 미니 미쯔비시 벤츠 벤틀리 볼보 뷰익 사브 쉐보레 스마트 스바루 스즈키 시트로엥/DS 아우디 애스턴마틴 인피니티 재규어 지프 캐딜락 크라이슬러 페라리 포드 포르쉐 폭스바겐 폰티악 폴스타 푸조 피아트 혼다 BYD 모델 연식 등급 세부등급

차체의 길이×너비×높이는 4,895×1,850×1,490mm로 5세대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앞뒤 바퀴 사이 거리(휠베이스)가 2,780mm로 짧은 편이죠. 그럼에도 뒷자리는 무척 널찍합니다. 좌석 등받이가 살짝 누워있고 방석 쪽이 포근하게 파여 있어 장시간 탑승해도 피로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요.

운전석 또한 공간의 부족함이 없습니다. 높은 전고 덕에 헤드룸은 5세대 모델보다 오히려 여유로워요. 트렁크 공간도 광활한 수준. 469L로 5세대 그랜저(454L)보다 오히려 크고 승객석 공간 역시 3,028L로서 5세대 그랜저와 1L 차이가 날 뿐입니다. 이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함급(숏 휠베이스)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넘칩니다.

• 높이 1,490mm
• 너비 1,865mm

• 휠베이스 2,780mm
• 길이 4,895mm

크기ㆍ질량

연비

출시 당시의 공인연비제도(구연비)는 현행 표시연비제도보다 더 좋게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랜저 2.7의 공인연비는 고작 9.4km/L. 기어 단수가 적은 5단 자동변속기와 효율 나쁜 2.7L 엔진(뮤 엔진) 때문이었죠. 시내에서의 실연비는 약 7km/L로서 처참한 수준이고,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00km 정도로 정속주행할 경우 최대 12~13km/L을 낼 수 있습니다. 최신형 모델을 기준으로 V6 3.8L 모델 수준의 연비를 나타내는 것.

정비

정비 비용 또한 부담스럽습니다. 엔진의 정비성이 나쁜 까닭. 8만km마다 점화플러그를 갈아야 하는데 이때 20~30만원의 공임을 각오해야 합니다. 최근 널리 쓰이는 타이밍체인 방식 대신 구식의 타이밍벨트 타입으로서 약 10만km를 주행하면 이것도 교환해 주어야 하죠. 비용은 약 50만원이라서 상당한 부담이 될 터. 5단 자동변속기의 내구성도 최근의 6단 AT보다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고장 원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때도 적잖은 지출을 각오해야만 할 것입니다

보증기간

출시 당시의 보증기간은 일반부품 2년 또는 4만km, 파워트레인은 3년 또는 6만km로 짧은 편에 속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출고 시점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이게 남아 있는 차를 찾을 수 없을 테죠.

"각종 품질 문제와 부식 관련 이슈가 치명적입니다"

공식 리콜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무상수리의 경우 세 번 실시되었습니다. 첫째는 2005년 5월 13일부터 9월 13일까지 생산된 9,258대가 대상으로 메모리 시트 기능이 내장된 일부 모델에서 후진 시 사이드 미러가 하향 조정되는 기능이 미작동하는 걸 수리해주는 거였습니다.

둘째는 2005년 5월 13일부터 11월 3일까지 생산된 4만838대가 대상으로 정지상태에서 유리창이 작동하지 않는 문제였고, 운전석 키실린더의 수분 유입이 원인으로 지목되어 이를 수리해주는 조치를 취했지요.

셋째는 2007년 3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생산된 약 7만대의 차량이 대상. 운전석 전동시트가 제멋대로 드러눕거나 작동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이유였는데, 이는 전동시트의 스위치 제조시 청정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물질이 유입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한편 해외에서는 리콜이 실시되기도 했습니다. 북미에서 팔린 모델(아제라)의 리어 서스펜션 주요 부품이 부식될 가능성이 있어 리어 크로스멤버를 교환해 주는 내용이었지요. 한데 생산 공장(울산)이 같은 국내에서는 이런 리콜이 실시되지 않아 한때 내외수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는 걸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너들 중심의 불만도 주목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주행거리가 증가할수록 하체에서 덜그럭거리는 소음이 난다는 것. 서스펜션의 고무 부싱 노화 때문인데 대부분 AS 기간 내에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결국 사비를 들여 수리해야만 합니다. 아울러 조수석 쪽 에어백의 절개선이 칼자국처럼 드러나는 문제도 있습니다. 보통은 야외에서 주차해 둔 차량에서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 또한 대시보드 전체를 교환해야만 해결되는 문제라서 골칫덩이지요.

결정적으로 '녹 문제'도 그랜저 TG를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리어 펜더와 로커 패널 쪽에서 부식이 진행되는 문제는 해당 부위의 배수 처리가 제대로 실시되지 않은 탓. 차대 전반에 대한 내구성을 깎아 먹고, 현실적으로 근본적인 수리가 불가능하므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죠.

신차가격표